예측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다면 덜 괴롭다?

2025. 6. 24. 07:14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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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강도 요인

똑같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그것의 영향 정도는 상황에 따라서, 그리고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즉 상황 요인들과 개인차 요인들에 의해 스트레스의 부정적 효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요인들이 예측 가능성, 통제 가능성, 인지적 해석, 자신감과 친숙성, 사회적 지지 정도, 및 성격적 특성들이다.

 

1. 예측가능성과 통제가능성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무슨 일이 언제 어떻게 일어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예측이 가능할 때 효과적인 대처 방법을 강구하는 것 역시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예측 가능성이 스트레스의 강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쥐에게 동일한 횟수와 강도의 전기쇼크를 주더라도 전기불빛으로 사전에 쇼크를 예측할 수 있게 한 조건이 그렇지 않은 조건보다 불안 반응과 혈압의 상승이 적게 나타난다. 따라서 고통이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는 스트레스 반응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며, 낯선 사람보다 익숙한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행동 결과에 대한 합리적인 예측과 이에 대한 대안을 찾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당신은 함께 지내는 친구가 라디오를 틀어놓았을 때 왠지 더 귀에 거슬리고 신경이 쓰이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 때문인가? 가장 중요한 이유는 친구가 틀어놓은 라디오에 대해서는 당신이 들었던 것만큼 통제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을 내가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는 그렇지 않을 때보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훨씬 덜 괴롭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그 일을 즐길 수도 있다. 그래서 시킴을 당하면서 하는 일은 괴롭지만 시키면서 하는 일은 그만큼 괴롭지 않다. 호주머니에 돈이 있으나 절약하는 경우와 돈이 없기 때문에 절약해야 하는 경우는 전혀 다른 감정을 경험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만사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보다 내 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1-1. 통제감과 생존율의 관계

한 연구에서는 양로원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집단에 음식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나, 화초 가꾸기, 방 꾸미기, 가구 배치 등을 스스로 선택하게 했다. 그리고 다른 노인들에게는 이상의 모든 일들을 양로원의 직원들이 처리하게 해서 두 집단을 비교했다. 18개월 동안을 관찰한 결과, 전자의 집단에서는 15%의 노인들이 사망했으며 후자의 경우는 30%가 사망했다. 이 연구자들은 통제 가능성이 노인들의 건강과 사망률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했다.

 

2. 인지적 평가와 자신감

일체유심조라는 말이 있다. 세상사는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이다. 똑같은 경험도 사람마다 제각기 해석하고 나름대로 평가한다. 스트레스는 자극 자체보다는 각 개인이 어떻게 해석하느냐 즉, 인지적 평가에 따라 그 강도가 달라진다. 몇 년씩 아이를 학수고대하던 임산부가 겪는 고통과 원치 않은 아이를 낳아야 하는 산모의 고통이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자신의 태도나 사고방식을 검토하고 대안적인 사고방식을 탐색하여 좀 더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 바꾸어 본다는 것은 그냥 자족하고 모든 꿈을 포기한다는 것과는 다르다. 역경을 헤치고 자기 목표를 훌륭하게 이룩했던 대부분의 사람은 이 점에서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 스트레스 상황을 이겨내는 데는 자신감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많은 사람을 모아놓고 앞에서 이야기해야 할 경우, 아무 준비 없이 그리고 경험도 없이 해야 할 때는 상상만 해도 식은땀이 날 것이다. 그러나 경험이 많고 익숙하면 즉, 친숙성이 높으면 보다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다. 그래서 자신이 없는 사람은 응급상황에서 평소에 할 수 있었던 것까지도 못 하게 된다. 무슨 일이든지 이전에 경험을 한 바가 있고 이 경험에서 자신감을 경험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침착하게 상황을 처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민방위훈련을 하듯이 위기 상황이나 예기치 않은 상황 또는 스트레스에 대한 예상 훈련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적인 훈련을 통한 자신감의 배양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마음속의 상상력을 동원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3. 사회적 지지

언쟁이 일어날 사태에 대비해서 마음속으로 리허설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사전 대비가 시험과 같은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정서적인 지원과 관심 즉, 사회적 지지가 스트레스를 극복해 내는데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 수 있다. 배우자의 사망이나 이혼 또는 심한 질병을 이겨나가는 데는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어렵다. 그 때문에 혼자 사는 사람들은 배우자와 같이 사는 사람들보다 수명이 더 짧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이는 사회적이고 정서적인 지원을 해주는 배우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말해준다. 여러 가지 연구들은 결혼, 친구, 친척, 교회의 교우 등과 같은 사회적인 관계를 잘 맺는 사람들이 더 오래 살고 스트레스 관련성 질병 발생률도 낮다고 보고하고 있다.

 

4. 성격적 특성과 스트레스

4-1. 강인성

스트레스의 영향 정도는 개인의 성격 특성에 의해서도 좌우된다. 이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성격 특성 및 기질적 특성은 강인성, 낙관성, 감각 추구 성향, 자율 반응 및 A-형 성격 등이 있다. 만약 어떤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스트레스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면, 그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에 대해 강인한 어떤 특성이 있을 것이라고 추론된다. 그리고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들과 구분되는 성격특성을 강인성이라고 부른다. 경영자들이 경험하는 스트레스의 양을 측정하기 위해 한 연구자는 스트레스 척도(SRRS) 개정판을 사용했다. 대부분의 다른 연구들에서처럼, 그녀는 스트레스와 신체 질병의 발생 사이에서 적절한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전 연구보다 한 단계 더 진보한 연구를 실행했다. 그녀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영자 중 신체 질환에 잘 걸리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했다. 그녀는 심리검사를 실시하여, 18가지 성격 차원으로 그들을 분류했다. 그래서 더 강인한 경영자들은 보다 관여 정도가 높고, 통제감을 더 많이 느끼며, 도전을 더 즐긴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특성들은 강인성에 관한 많은 관련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다. 강인성은 강한 스트레스 저항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관여, 도전, 통제로 구성되는 성격 구조이다. 강인성이 높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스트레스 사건을 잠재적으로 덜 위협적이며, 바람직하지 않은 정도가 적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강인성 성격과 스트레스와의 관계에는 아직도 몇 가지 불확실한 것들이 존재하며, 강인성의 주요 요소들에 대한 논쟁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4-2. 낙관주의

낙관주의를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일반적 경향으로 정의하고, 대학생들의 표집에서 낙관주의와 좋은 신체적 건강 사이의 상관이 발견되었다. 외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낙관주의가 관상동맥 이식수술 이후의 빠른 회복 및 정상적 활동으로의 더 빠른 전환과 관련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연구는 낙관주의자들이 비관주의자들보다 더 적응적인 방법으로 스트레스에 대처함을 시사했다. 낙관주의자들은 행동 지향적이고 문제 중심적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더 많으며, 사회적 지지를 추구하기 위해 비관주의자들보다 더 자발적이고 스트레스 사건에 대한 평가에 있어 긍정적인 면을 더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비해 비관주의자들은 스트레스를 포기나 회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

4-3. 비관적 설명 양식

사람들이 나쁜 사건들(개인적 실패, 재난, 실망)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한 연구 결과를 통해 보자. 그들은 일부 사람들이 실패를 그들의 개인적 단점 탓으로 돌려 비난하는 경향 즉, “비관적 설명 양식”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1940년대에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남자들에 대한 회고적인 연구에서, 그들은 비관적 설명 양식과 나쁜 건강 간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관련을 설명하면서, 그들은 비관주의가 수동적 대처 방법을 주로 사용하며 건강관리를 위한 노력을 소홀하게 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후속 연구는 또한 비관주의와 면역 기능의 저하 간에도 관련이 있음을 발견했다.

4-4. 감각추구

감각 추구는 사람들이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데 영향을 끼치는 또 다른 성격 특질이다. 감각 추구란 감각 자극의 높거나 낮은 수준에 대한 일반화된 선호 경향성이다. 감각 추구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높은 자극 수준을 선호하고 아마도 이를 필요로 할 것이다. 그들은 쉽게 지루해하고 도전을 즐긴다. 그들은 암벽등반, 뗏목 타기, 서핑과 같은 신체적 위협과 관련이 있는 활동들을 좋아한다. 그들은 새로운 경험을 시도함으로써 자극에 대한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그들은 도박, 미신, 자극적 음식, 열광적 파티, 특이한 친구들을 즐긴다. 감각 추구 성향은 다양한 행동 특성으로 평가된다. 확실히, 감각 추구 정도가 높은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가 되는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당신은 스트레스가 얼마나 주관적인지를 알고 있으므로, 감각 추구자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이러한 경험을 덜 위협적이고, 덜 위험하며, 불안 유발을 덜 할 것이라고 평가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높은 감각 추구 성향은 생물학적 소양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비록 감각 추구가 스트레스 저항과 관련이 있어도, 우리는 높은 감각 추구 성향의 사람들이 적응적이기보다 종종 부적응적인 경우가 많다는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에서, 높은 감각 추구 성향의 사람들은 약물남용에 탐닉하는 경향이 있고,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 못한다거나, 불건전한 습관(흡연 또는 과속운전)을 보이며, 다른 사람들과 다투는 것을 포함한 충동적인 행동을 나타낸다. 어떤 연구들은 높은 감각 추구와 범죄 행동 사이의 관련을 발견하기까지 했다. 따라서 높은 감각 추구가 지니는 단점이 장점보다 많을 수 있다.

 

지루함은 할 일이 없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지나치게 조급하기 때문에 생긴다. 사람들이 스트레스에 대해 나타내는 것이 생리학적 반응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신체적 표현이 스트레스 내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일리가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 보면, 비교적 평온한 자율 반응을 가진 사람들은 고도로 민감한 자율신경계를 가진 사람들에 비해 스트레스에 적게 영향을 받아야만 한다. 그리하여, 자율반응성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중 자율적으로 조절되는 심장혈관(심박률과 혈압)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실험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주는 과제에 노출된 피험자들은 시간과 과제의 다양성과 무관하게 심장혈관 반응에서 일관된 개인적 차이를 분명히 나타낸다. 심장혈관 반응에 대한 이러한 차이에 대한 유전적인 기초가 있으며, 이는 아이들에게서도 관찰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연구들은 대부분 실험실 내의(정신적 과제를 수행하면서) 단순하고 단기적인 스트레스에 집중된 것이며 이는 실제적 삶에서의 스트레스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만성적이며 사회적 관계로부터 발생하는 스트레스 반응에 대한 더 많은 연구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도, 많은 증거는 심장혈관 반응의 특정 양상이 스트레스 관련 심장병의 취약성과 관련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4-5. A-유형 성격

당신은 혹시 스스로를 지극히 경쟁적이고, 성취 지향적이며, 급하게 서두르고, 편하게 쉬지를 못하며 화를 참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A-유형 성격에 해당하고 전혀 그렇지 않다면 B-유형 성격의 소유자이다. 안절부절 못하고, 대화가 항상 시간, 일, 성취 등에 집중되어 있는 심장병 환자들의 행동이 연구자들의 눈에 띄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연구자들은 사람의 행동 양식이나 감정 특성이 관상동맥 심장질환의 발병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가정했다. 수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관찰과 면접을 통해 심장발작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특정 행동 양상을 발견하고 이를 A-type이라고 명명했다. 이들은 B-형 성격에 비해 A-형 성격의 소유자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의 분비, 혈압의 상승 및 심장 박동의 증가 등 교감신경계가 훨씬 민감하게 흥분되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3,411명의 심장발작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그중의 72~85%가 심장병이 생기기 전에 A-형 행동 패턴으로 생활해 왔음을 밝혀냈다. 또한 A-형 성격의 소유자들은 직장에서 타인들과의 갈등도 B-형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동료나 상사 또는 부하들과의 갈등 빈도와 성격 유형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A-형 성격의 관리자들에게서 대인관계 갈등이 현저하게 많았음을 찾아냈다. 심지어 이러한 성격 특성은 교통사고와도 관련이 깊다. 인도와 미국의 버스 운전사들에게 A-형 성격검사가 실시되었고, A-형 성격이 교통사고와 운전 행동과 관련이 있는지를 확인했다. 운전자들의 교통사고 자료는 그들에 관한 개인기록을 이용했고 부가적으로 연구보조원들이 승객으로 위장해 운전자들의 행동을 직접 관찰했다. 두 나라 모두 B-형에 비해 A-형 운전자들의 사고율이 몇 배나 높았다. 게다가 이들은 운전 중에 차선 변경과 추월 행동을 더 많이 했으며 브레이크를 더 자주 밟고 경적을 두 배 이상 누른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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