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돈이 걱정된다면, 감정부터 다스려야 한다?

2025. 8. 9. 22:29경제, 경영,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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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감정

 

돈에 대한 압박감은 사회·경제적 지위와 상관없이 누구나 겪는다. 캔자스 주립대 금융치료 전문가 메간 맥코이 박사에 따르면, 이런 스트레스는 장기간의 갈등을 만들고, 불면증이나 위궤양 같은 신체 문제와도 연결된다. 최근에는 관세 인상으로 인한 물가 부담, 둔화되는 고용 시장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재정적 불안이 높아지고 정서적 안정감이 떨어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재무 상담가 엘리자베스 후설은, 재정적 결정을 내리기 가장 좋은 시기는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우선순위와 필요, 현실을 점검하고 현실적이며 유연한 계획을 세울 수 있을 때라고 말한다. 맥코이는 “많은 사람들이 내일 일어날 나쁜 일을 대비하느라 숨을 죽이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이런 긴장 상태를 느낀다면, 그 감정이 비정상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고, 앞으로 벌어질 일에만 몰두하기보다 지금 상황에 집중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돈이라는 것은 정말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것만큼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아무리 잘 모았다고 하더라도 누군가에 비해 작아보일 수도 있고, 갑자기 일어난 위급한 상황 때문에 돈에 대한 걱정이 많이 생길 수도 있다. 돈이라는 것은 얼마든 그리고 언제든 우리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기에 자신만의 대비책을 세워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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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처럼 엄격한 절약, 제한, 그리고 스스로를 옥죄는 생활을 떠올린다. 그러나 어려운 시기뿐 아니라 여유 있는 시기에도 재정적 회복력을 키울 수 있는 ‘지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텍사스 공과대학교의 소냐 루터 교수 역시 지출 계획의 출발점감정이라고 강조한다. 가족, 건강, 안정감, 새로운 경험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스스로 정하고, 현재 돈이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를 점검해 두 가지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회복력을 키우려면 현재 재정 상황에서 늘려도 되는 지출과 어떤 상황에서도 유지할 가치가 있는 지출을 구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경제적으로 여유 있을 때는 구독 서비스나 외식으로 생활에 작은 즐거움을 더한다. 반대로 돈이 빠듯할 때는 한 가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함께 볼 콘텐츠를 고르거나, 주 단위 식사 계획을 세워 외식을 줄인다. 하지만 댄스 수업처럼 생활의 질을 높이는 활동은 상황이 어려워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돈이 욕구를 충족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만족을 얻는 방식을 다양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외식과 비슷한 즐거움을 느끼거나, 배우자와 긴 포옹을 나누어 마사지 같은 편안함을 얻을 수 있다. 꼭 돈을 써야만 얻을 수 있는 만족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감정적 필요를 채우면 소비 습관에 덜 얽매이고도 충분히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

 

 

"무엇이든 초조한 감정을 가진 상태에서 어떤 일을 수행하려 하면 그만큼 더 안 되기 마련이다. 돈도 똑같다.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자신의 돈의 분류를 적절히 하는 것이 효과적인 돈 관리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현재 아무리 빠듯해도 이것만큼은 꼭 해야 장기적으로 본인이 더 돈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활동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 나의 생각에는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돈을 더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다. 그 활동들과 돈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그런 활동들을 꾸준히 하다보면 돈에 대한 걱정을 신세한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 이성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쇼나 험버트는 어릴 적 청구서를 제때 내지 못해 전기가 끊기는 일을 다시는 겪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2018년, 경찰 아카데미에 들어가기 위해 은행 일을 그만두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법 집행 분야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 달에 수천 달러를 벌던 시절에서 무소득 상태로 떨어졌고, 금융 교육 없이 자라온 탓에 저축도 전혀 없었다. 그 시기 험버트는 에어컨을 켤 여유가 있는지, 친구들과 외출할 수 있는지조차 고민하며 다시 어린 시절의 불안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이런 두려움과 불확실성은 돈 문제에서 낯선 일이 아니다.

 

돈은 삶의 필수 요소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재정 상황은 의식주와 의료 서비스 접근성뿐 아니라, 소속감과 즐거움, 휴식 같은 감정적 욕구를 충족하는 데도 직결된다. 그러나 문제는 ‘희소성 사고방식’이다. 자원이 부족하다고 믿게 되면, 특히 두려움이나 공황 상태에서는 장기적인 안목 대신 눈앞의 필요에만 매달리기 쉽다. 이런 사고방식은 터널 시야처럼 시야를 좁히고, 과거의 결핍을 피하려는 본능적 행동을 불러온다. 거기에 수치심이 겹치면 상황은 더 나빠진다. 두려움과 부끄러움은 결코 좋은 재정 상담가가 될 수 없다. 감정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재정적 판단도 명확해진다.

 

그래서 돈 문제해결하기 전먼저 감정부터 다뤄야 한다. 혼자거나 파트너와 함께 ‘돈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써보는 것도 방법이다. 성장 과정에서 어떤 돈 관련 경험을 했는지, 그 경험이 현재의 재정 습관과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돌아보는 것이다.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하면, 그 밑바탕에 어떤 감정이 숨어 있는지 살펴보고, 그 두려움을 인정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당장 변화를 시도하고 싶을 수 있지만, 감정이 가라앉아 균형 잡힌 상태에서 결정을 내리는 편이 더 나은 경우가 많다.

 

 

"정말 본인의 감정을 잘 인식하고 그거에 대한 맞는 대처를 하는 사람만이 자신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것 같다. 예로, 아무리 큰 시험이 있을 때 자신이 준비를 많이 했어도 그 떨리는 감정에 집중하다보면 원래의 실력보다 잘 안 나오기 마련이다. 반면에, 아무리 떨려도 그 감정 자체는 인정하고 자신이 해온 과정 자체를 믿는다면 전자보다 덜할 것이다. 그래서 돈을 떠나서도 어떤 고민이나 걱정이 있다면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그만큼 많이 생각한 다음 본인이 괜찮아졌을 때 해결하려는 시도를 한다면 안 그랬을 때보다 훨씬 명확하게 길이 보일 것이다."


예상치 못한 변화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이는 큰 재정적 스트레스를 불러온다. 이런 상황에서 긴급 자금두려움을 완화하는 좋은 출발점이 된다. 금융 비상사태는 피할 수 없으며, 발생 시점도 예측할 수 없다. 물가가 오르고, 실직이 발생하고, 갑작스러운 수리비가 들 수 있다. 이자를 받으며 저축하면 도움이 되지만, 부채가 생기면 오히려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그래서 긴급 자금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3~6개월 치 생활비를 목표로 하되, 당장 그 수준이 아니더라도 낙담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조금이라도 저축이 있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훨씬 낫기 때문이다. 비상 자금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변동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감정적으로도 큰 안정감을 줄 것이다. 재정 상황이 좋아졌다가 나빠지는 주기는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패닉에 빠지기보다 어려운 시기를 견딜 수 있는 안정성과 회복력을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이다. 

 

"자신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예방책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사람의 안정감과 자신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예방책을 만들어두면 훨씬 더 두려움이 덜하고 더 돈을 벌어들이고 대비하려는 시도도 많이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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