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설명하는 방식: 귀인이 성격을 만들고 운명을 바꾼다

2025. 7. 6. 23:26심리학

반응형

자기 귀인

 

1. 자기-귀인의 의미와 중요성

지금부터는 자기에 관한 일관된 견해를 구성하고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몇 가지 과정들을 살펴볼 것이다. 자기-귀인, 귀인 양식, 자기-지각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두 가지 동기, 그리고 자기에 대한 긍정적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활용되는 몇 가지 흥미로운 전략들을 다룰 예정이다. 심리학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그 원인은 무엇일까? 사용한 학습 방법 덕분이었을까? 시험을 쉽게 출제한 교수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심리학에 대한 적성이 높아서였을까? 마음에 둔 사람에게 차를 마시자고 제안했지만 유감스럽게도 거절당한 상황을 떠올려 보자. 거절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외모 때문이었을까? 상대방의 기분이 좋지 않아서였을까? 혹은 외모가 너무 뛰어나 상대가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었을까? 이런 일상적인 예들은 자기-귀인과 타인-귀인 과정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자기-귀인이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원인을 추론하는 과정을 말한다. 일상적으로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원인을 따지는 일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귀인은 결국 개인의 어떤 측면에 대한 추론을 포함하게 된다. 프리츠 하이더는 최초로, 행동의 원인이 개인 내부에 있다고 보아 그것을 개인적 요인으로 귀인하거나, 외부에 있다고 보아 그것을 환경적 요인으로 귀인하는 경향이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그 결과, 귀인과 관련된 중요한 차원을 제시하게 되었다. 이 이론은 자기-귀인뿐만 아니라, 타인의 행동이나 사건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형성되는 일반적인 귀인 이론으로 확장된다.

 

2. 귀인의 세 가지 차원

내적 귀인은 행동의 원인을 개인의 기질, 특질, 능력, 그리고 감정으로 돌리는 것이다. 외적 귀인은 행동의 원인을 상황적 요구와 환경적 조건 등 외부적 요인에 돌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통계학에서 'F'를 받고 그 이유를 적절한 시험 준비를 하지 못했던 것이나 시험 동안 너무 불안했던 데서 찾는다면 내적 귀인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낮은 점수의 원인을 교수의 출제 방식이나 날씨, 또는 그날의 운세에서 찾는다면 외적 귀인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귀인이 내적인지 외적인지 여부는 적응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예컨대, 우울한 사람들은 외로움의 원인을 안정적이고 내적인 원인(“나는 사랑받을 수 있는 점이 없는 사람이다”)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이와 비슷하게, 실패의 원인을 외부적·상황적 요인보다 내적·개인적 원인으로 돌리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우울증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귀인 과정에서 사용되는 두 번째 차원은 행동의 저변에 깔린 원인의 안정성이다. 안정적 귀인은 다소 영속적이고 시간에 따라 쉽게 변하지 않는 요인으로 귀인하는 것이다. 유머 감각과 지능은 안정적이고 내적인 원인의 예다. 안정적이며 외적인 원인에는 법과 규칙(속도 제한, 금연 지역 등)이 포함된다. 반면, 불안정적 귀인은 변화 가능성이 있는 어떤 요인에 귀인을 두는 것으로, 정서(좋거나 나쁨)와 동기(강하거나 약함) 같은 내적 요인이나 날씨, 타인의 존재 여부 같은 외적 요인을 포함한다. 버나드 와이너에 따르면, 안정성과 불안정성의 차원은 내적·외적 차원과 결합되어 성공과 실패에 대한 네 가지 귀인 유형을 만들어낸다. 구체적인 사례로 와이너의 모델을 적용해 보면,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게 된 이유는 안정적인 내적 요인(훌륭한 능력)이나 불안정한 내적 요인(눈길을 끄는 이력서 작성) 때문일 수 있고, 안정적인 외적 요인(낮은 경쟁률)이나 불안정한 외적 요인(좋은 운) 때문일 수도 있다. 반대로, 취업에 실패한 이유도 내적 안정적 요인(능력 부족), 내적 불안정적 요인(이력서에 대한 부적절한 노력), 외적 안정적 요인(해당 분야의 과도한 경쟁률), 외적 불안정적 요인(나쁜 운) 등 네 가지 범주로 설명될 수 있다. 귀인 과정의 세 번째 차원은 개인의 행동 저변에 깔린 원인의 통제 가능성이다. 과제 수행에 들인 노력은 일반적으로 개인의 통제하에 있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음악에 대한 재능이나 IQ는 선천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통제 불가능한 요인으로 여겨진다. 이 차원은 어떤 행동이 때로는 통제 가능한 반면, 때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통제 가능성은 내적·외적 차원이나 안정성 차원과 결합해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처럼 내적-외적, 안정성, 통제 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차원은 귀인 과정의 중심이 되는 축이다. 여러 연구들은 자기-귀인이 장래에 대한 기대(성공이나 실패), 정서(자존감, 절망감, 죄책감)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들 차원의 조합이 후속적인 수행 정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 낙관주의와 비관주의의 차이

프로포즈를 거절당했을 때, 대학입시에 낙방했을 때, 직장에서 해고당했을 때 등 크고 작은 불행한 일이 닥쳤을 때, 어떤 사람은 포기하고 절망하지만 어떤 사람은 불행에 굴복하지 않고 다시 일어선다. 쉽게 포기하는 이들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린다. "할 수 없지. 나는 그런 사람이야. 되는 일이 없는데 난들 어떡해." 반면, 역경에 도전하며 불행에 굴복하지 않는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그럴 수도 있지. 기회는 많아. 내가 할 일이 어디 이것뿐이겠어?" 전자의 경우처럼 비관적인 생각에 익숙한 이들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때마다 최악의 상황을 먼저 떠올린다. 반면, 낙관주의적 관점을 지닌 사람들은 불행한 일이 닥치더라도 그 영향을 최소화해 받아들이며, 그런 일들은 극복 가능한 것이고 인생의 역경은 오히려 도전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여긴다.

 

4. 설명양식의 실례와 영향

무력감과 절망감 분야의 독보적인 연구자였던 마틴 셀리그먼은 어느 날 맨해튼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생명보험회사 사장으로부터 한 가지 부탁을 받았다. 성공적인 세일즈맨을 선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달라는 것이었다. 보험회사 사장은 매년 약 6만 명의 지원자 중 5천 명 정도의 신입사원을 선발하는데, 혹독한 수습 기간을 거친 사원들 중 절반이 1년 이내에 회사를 떠나고, 4년이 지나면 80%가 중도 탈락해 매년 약 7천5백만 달러의 비용이 낭비된다고 했다. 셀리그먼은 실적이 좋은 세일즈맨과 그렇지 않은 이들 사이에는 보험 가입 권유를 거절당했을 때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 실적이 높은 직원은 "이 사람은 너무 바빠", "이미 다른 보험에 가입했지만, 아마 부분보험일 거야", "저녁식사 중에 전화를 걸었나 봐"처럼 생각한다. 반면, 비관적인 이들은 "난 안 되나 봐", "재주가 없나 봐", "이러다간 밥값도 제대로 못 하겠어"라는 식으로 속으로 중얼거린다. 이처럼 사고방식을 반영하는 혼잣말은 심리학에서 자기 말 또는 내면적 언어라고 한다. 망설임 없이 다시 전화기를 들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자명하다. 셀리그먼은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를 구분할 수 있는 검사도구를 개발했고, 이를 세일즈맨들에게 실시한 뒤 입사 1년째와 2년째의 보험 계약 실적을 비교했다. 분기별 평균 계약 실적을 보면, 입사 1년째에 낙관적인 사원은 평균 3,087달러를 기록한 반면, 비관적인 사원은 1,962달러에 그쳐 낙관적인 사원이 57.33% 더 많은 실적을 냈다. 입사 2년째에는 그 차이가 더욱 커져 낙관적인 사원은 15,320달러를 기록한 반면, 그렇지 않은 사원은 2,076달러에 그쳐 무려 637.95%의 차이를 보였다. 또한 비관적인 사원의 계약고는 1년이 지나도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1,962달러 → 2,076달러), 낙관적인 사원은 1년 전 대비 4.96배나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3,087달러 → 15,320달러). 낙관성이 제공하는 가장 강력한 힘은 역경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게 만든다는 점이다. 삶 속에서 마주치는 크고 작은 성공과 실패 앞에서 쉽게 포기하는 이들은 실패할 때마다 "나는 매사가 이 모양이야. 앞으로도 희망이 없어. 그건 내가 못났기 때문이야"라고 말하지만, 삶에 긍정적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은 "이 일은 잘 안 풀리는군. 기회는 많아.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았어"라고 말하며 다시 도전한다.

 

5. 귀인 양식과 심리적 적응

귀인 양식 또는 설명양식이란 일생에 걸쳐 광범위하게 다양한 사건들에 대해서 유사한 인과적 설명을 사용하는 경향성을 말한다. 마틴 셀리그먼에 의하면,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두 가지 귀인 양식 중 하나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낙관적 설명 양식 또는 비관적 설명 양식이다. 낙관적 설명 양식을 가진 사람은 실패를 외적, 불안정적, 그리고 특정적 요인들에 귀인시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바라던 직업을 얻지 못한 경우 이 불행을 개인적 단점보다는 면접에서 운이 나빴기 때문이라고 귀인할 수 있다. 이런 양식은 괴로움을 덜 경험하게 하고 미래를 더 긍정적으로 예상하게 할 뿐 아니라 자기상을 긍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반대로, 비관적 설명 양식을 지닌 사람들은 실패를 내적, 안정적, 그리고 전반적 요인들에 귀인시킨다. 이러한 귀인은 자신을 나쁘게 느끼게 하고 미래의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약화시킨다. 연구들은 이러한 설명양식이 수동적 행동을 강화하고 학습된 무기력과 우울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는 점을 보여준다. 설명양식의 세 가지 귀인 차원을 검토하면서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를 점검하고 보다 낙관적인 태도로 바꾸기 위한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비관적인 사람들은 실패의 원인을 지속적인 것으로 여기는 반면, 낙관적인 사람들은 그것을 일시적인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좋은 일이 일어난 경우에는 비관적인 사람은 그 원인을 일시적인 것으로, 낙관적인 사람은 지속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앞서 언급한 지속성이 시간적인 개념이라면, 전반성은 공간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어시험을 잘 못 본 한 사람이 스스로 "나는 머리가 나쁜가 봐"라고 생각한 뒤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데이트 신청조차 하지 못한 일이 있었다. 비관적인 사람은 한 부분의 실패가 전 영역으로 퍼져 무력감을 느끼고 모든 것을 포기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낙관적인 사람은 한 가지 일에서 실패하더라도 다른 영역에서는 여전히 열정을 갖고 도전할 수 있다. 설명양식의 마지막 차원은 어떤 일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는지, 아니면 상황이나 외부 요인에 돌리는지의 여부다.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을 탓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외부 상황에서 그 원인을 찾는 사람도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