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견디고, 다시 일어서는 법

2025. 7. 1. 22:10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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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의 기술

 

1. 유머의 심리적 기능과 건강 효과

유머야말로 현대 정신건강의 가장 위대한 발명이다. 웃음은 다른 사람의 적대감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분노감과 긴장감도 줄여준다. 분노감과 적대감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경우, 냉담하고 유머감각이 없는 경우보다 불안감이나 공격성을 적게 경험하게 된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웃음과 유머가 억압된 적대감을 해롭지 않은 방식으로 정화시키기 때문에 심리적 긴장을 완화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으며, 유머야말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우아한 방어기제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웃음은 심리적인 긴장뿐 아니라 신체적 긴장도 이완시킨다. 배꼽을 잡고 웃다 보면 온몸의 긴장이 풀린다. 유머와 건강 간의 관계를 장기간 연구해 온 프라이 박사는 웃을 때 혈액순환이 증가되며 상체의 근육활동이 증진되고 호흡수가 늘어 산소공급이 증가함을 확인했다. 또한, 10분 동안 배꼽을 잡을 정도로 웃는 것은 10분간 노를 젓는 것과 같은 운동량이기 때문에, 웃고 난 다음에 적당히 운동을 하고 나서 느끼는 편안감, 즉 긴장이완상태를 경험한다고 주장했다.

 

2. 유머와 창의성의 관계

웃음과 유머가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하고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데만 기여하는 것은 아니다. "Creativity and humor are identical : 창의성과 유머는 같다" 프라이 박사의 주장이다. 유머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사물과 세상을 새로운 각도로 볼 수 있을 때 발생하며, 창조성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사람들 중에는 유머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유머와 창의성에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유머는 서로 어울리지 않거나 모순되는 두 가지 이상의 이미지나 아이디어 혹은 사건을 다른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 때 발생된다. 이처럼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모순되거나 무관한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절묘하게 연결될 때 웃음이 발생한다는 이론을 유머의 모순성 이론이라 한다. 창의성 역시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사물이나 아이디어들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것이다. 따라서 유머감각이 풍부한 사람들은 그만큼 창의성도 높다.

 

3. 웃음과 질병 치유

‘즐거운 심장은 만병통치약’은 즐거운 마음과 웃음이 만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과 같다는 고대성서의 격언이다. 최근 과학적 연구 결과들은 이 말이 그저 그럴듯한 교훈에 그치지 않음을 증명해 냈다. 최근 일본 의대 제1병원 연구팀은 관절 류머티즘 환자 26명을 대상으로 ‘웃음과 체내 물질 변화의 함수관계’에 관한 실험을 실시해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일본의 저명한 만담가를 초청해 공연 전후로 환자들의 혈액을 채취해 성분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관절염을 유발하는 물질(인터루킨 6)의 수치가 공연 후 1/3 정도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웃음이 질병 치유에 얼마나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지에 대한 책 『질병의 해부』 저자인 노만 커전스는 원래 잡지사 편집장이었다. 1964년 그의 나이 50세 때 강직성 척수염이라는 일종의 관절염에 걸려 의사로부터 회복 불능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진단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사고가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에 관한 심리학 책을 읽은 뒤 즐거운 감정이 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주치의에게 부탁해 익살스럽기로 유명한 몰래카메라 같은 코미디물을 병실에서 보고 배꼽을 잡고 웃기 시작했다. 진통제와 수면제 없이는 잠을 잘 수 없었으나 10분 정도 웃은 뒤에는 두 시간 정도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었다. 일주일이 지난 후에는 엄지손가락을 통증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웃기를 몇 년 동안 한 결과 테니스나 골프뿐 아니라 승마까지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관절염이 완치된 1968년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질병의 해부』라는 책을 출간했고, 그 책은 미국에서 40주 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다. 커전스는 75세까지 건강하게 살았으며 여러 병원에 폭소 치료 팀을 두게 했다. 웃음과 질병 간 연구를 인정받아 말년에는 UCLA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웃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가르쳤으며 유머학 분야의 우수한 학자 중 한 사람으로 기록되었다.

 

4. 웃음과 면역 체계

웃음은 면역체계도 강화시킨다. 로마린다 대학의 버크 교수는 웃음이 인체 면역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다년간 연구한 이 분야의 전문가이다. 성인들에게 아주 재미있는 한 시간짜리 비디오를 보여 준 뒤 혈액을 채취해 분석했다. 비디오를 보기 전과 비교해 감마 인터페론이 200배 이상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것은 해로운 바이러스를 공격하고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이다. 여러 번의 실험을 통해 웃음이 통증을 경감시키고 기분을 좋게 하는 엔돌핀, 종양과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자연살상세포, 그리고 호흡기관에서 염증을 막아주는 항체면역글로빈 A를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5. 유머와 스트레스 대처

또한 스트레스 평가에 대한 유머의 영향력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유머러스한 측면을 발견하는 것은 그 상황을 덜 위협적인 방식으로 재평가하게 할 뿐 아니라, 스트레스로 유발될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과 양립 불가능한 상태를 유도해 감정 반응 자체도 변화시킨다. 좋은 유머 감각이 정서에 대한 스트레스의 부정적 영향을 감소시키는 완충기로 기능한다.

 

6. 긍정적 재해석과 건설적 대처

생활하면서 어떤 일로 인해 괴로움을 겪을 때 누구에게나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인정함으로써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다. 겪는 문제가 아무리 심각하게 느껴져도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는 사람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고통을 다른 사람들의 더 심한 고통과 비교함으로써 고통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재평가할 수 있다. 사람들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하기 위해 자기 처지보다 못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전략을 매우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 이 전략은 현실을 왜곡하지 않고도 스트레스에 대해 보다 침착하게 재평가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비교적 건전한 전략인 것 같다. 긍정적 재해석의 또 다른 방식은 나쁜 경험에서 긍정적인 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대부분의 좌절 경험은 고통을 수반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좌절 대부분은 긍정적 요소도 포함하고 있다. 이혼, 질병, 파면, 또는 재정적 손실이건 간에 그런 일을 경험한 후 상당수의 사람들은 "그런 일을 겪고 난 후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개인적 실패의 긍정적인 측면은 스트레스 사건을 겪은 후 예전에 몰랐던 점을 알게 해준다는 것이다. 도전이란 실패와 싸우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점들을 찾아내고 결국 스트레스를 보다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을 말한다. 여러 연구는 긍정적인 재해석이 효과적인 대처 방법의 일종임을 밝혀냈다.

 

7. 문제 중심 대처와 체계적 해결

문제 중심적 건설적 대처는 스트레스를 유발한 문제 자체를 경감하거나 제거하려는 노력을 포함한다. 이 범주에서는 체계적 문제 해결, 도움 구하기의 중요성, 효과적인 시간 관리, 자기 통제의 향상 등을 다룬다. 인생의 문제를 다룰 때 가장 분명한 행동은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히는 것이다. 관련 연구에서, 적극적 대처와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은 자긍심 수준이 높고 불안 수준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는 문제 해결과 스트레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회적 문제 해결 능력의 주요 측면을 평가하는 두 척도를 사용했는데, 하나는 문제 지향성, 즉 문제에 대해 긍정적 태도로 접근하고 도전과 기회로 보는지를 평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네 가지 문제 해결 기술을 평가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문제 정의 및 공식화, 대안적 해결책 창출, 결정하기, 해결책 수행과 타당성 검증 과정이 포함된다.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한 뒤 세 달이 지나 측정한 결과, 문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해결하려는 태도를 가진 사람일수록 스트레스를 덜 느꼈고, 실제로 문제 해결 기술이 뛰어난 사람들도 스트레스 수준이 비교적 낮았다. 즉, 체계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높을수록 스트레스를 덜 경험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발견과 일치하게 체계적 문제 해결 기술을 익히는 것은 우울증 환자의 우울증 감소에도 도움을 준다. 문제의 본질을 확신하지 못하면 정면으로 부딪히기 어렵다. 따라서 첫 단계는 문제의 성격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때로 문제는 명백하지만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문제를 구체적이고 명확히 기술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 기술을 방해하는 두 가지 경향이 있는데, 첫째, 애매하고 일반적인 표현(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시간이 없다'), 둘째, 부정적 감정에 지나치게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문제 결과('나는 항상 너무 우울하다', '나는 너무 과민해서 집중할 수 없다')와 문제 자체를 혼동하게 만든다.

 

두 번째 단계는 대안적 행동 과정을 창출하는 것이다. 많은 문제에는 완전한 해결책이 없으므로, 완벽한 해결만 찾으려 하면 유용한 행동 과정을 놓칠 수 있다. 대신 상황을 어느 정도라도 개선할 수 있는 여러 대안을 찾는 것이 현실적이다. 해결책에 집착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마음에 떠오른 첫 대안만 따르려는 유혹도 피해야 한다. 많은 사람은 즉각 행동하려 하며 여러 대안을 고려하지 않고 첫 반응을 따른다. 여러 증거는 문제에 대해 아이디어를 폭넓게 내는 작업을 권장한다. 이 과정은 비평과 평가를 억제하고 가능한 많은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것을 포함하며, 실용성이 불확실한 대안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런 접근은 창의적 아이디어 산출을 촉진한다. 대안을 산출한 뒤에는 가치 평가가 필요하다. 대안 간 상대적 이득을 평가하는 기준은 단순하지 않지만, 다음 세 가지 질문으로 평가할 수 있다. 첫째, 각각의 대안이 얼마나 현실적인 계획인가? 의도한 행동 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확률은 얼마나 되는가? 예상치 못한 장애물은 없는가? 이때 지나친 낙관주의나 불필요한 비관론을 피해야 한다. 둘째, 각 대안에 따른 부담이나 위험은 무엇인가? 때로는 문제를 해결하려던 시도가 문제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의도한 행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결과도 살펴야 한다. 셋째, 각 대안의 예상 결과는 얼마나 바람직한가? 비현실적인 가능성을 제거한 뒤 각 대안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나열하고, 잠재적 결과의 바람직성을 검토해 비교한다. 결정할 때는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어떤 결과에 가치를 두는가?’를 자문해야 한다. 행동 과정을 결정한 뒤에는 실행하며 융통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행동 과정에만 얽매이지 말고 언제든 전략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행동 결과를 평가할 때 실패와 성공으로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지 말고, 개선된 점을 찾아야 한다. 계획이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면 예상치 못한 상황 요인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살펴보라. 마지막으로 실패로부터 배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제대로 되지 않았더라도 실패를 통해 문제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정보를 얻었기 때문이다.

 

8. 시간 관리와 삶의 태도

'빠삐용'이라는 영화 이면에는 시간 낭비에 관한 경고가 담겨 있다. 1852년 나폴레옹 3세는 7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죄수를 격리시키기 위해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에 수용소를 만들었다. 앙리 샤리에르는 프랑스 파리의 금고털이범이었다. 가슴에 나비 문신을 새겨 빠삐용(나비)이라는 별명이 붙은 그는 1931년 악덕 포주를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기아나로 이송되었다. 탈출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진 악마의 섬에서 아홉 차례 탈출을 시도한 끝에 결국 성공했다. 62세 때인 1968년 경험을 정리해 소설 '빠삐용'을 출간했고, 5년 후인 1973년 영화로 제작되었다. 주인공의 친구 드가가 몰래 넣어 준 코코넛이 발각되어 빠삐용은 식사량이 반으로 줄고 낮에도 빛을 볼 수 없는 징벌방에 6개월간 감금되었다. 구타와 굶주림에 시달리다 잠에 빠진 빠삐용은 꿈속에서 저승의 심판자들에게 재판을 받는다. 자신은 누명을 썼다고 절규하지만 그 심판자들의 대답은 얼음처럼 차갑기만 하다. 절해고도의 감옥에 갇힌 죄목은 금고털이가 아니라 젊은 날을 허무하게 보내버린 것임을 인정하게 된다. 꿈에서 깨어난 뒤 인생을 다시 살기로 결심하고 탈출에 성공한다. '시간은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다'는 탁월한 시간 관리 연구자 알렉 맥켄지의 말이다. 시간은 돈이나 음식, 다른 값진 자원들처럼 저장해 두었다가 사용할 수 없다. 세상 어떤 사람도 시계를 거꾸로 돌려 제대로 쓰지 못했던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 게다가 부자이건 가난하건 모두가 일주일에 7일, 하루 24시간이라는 동일한 시간을 공유한다. 시간은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공평하게 분배된 자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다른 이들보다 훨씬 현명하게 이 자원을 사용한다. 시간 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이유들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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